[글로벌리포트] `정전식 멀티터치` 산업사회 새 지평

[글로벌리포트] `정전식 멀티터치` 산업사회 새 지평

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비자들의 ‘에지 있는 최첨단 디바이스’에 대한 정의 또한 진화했다. 기계식 키패드가 장착된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는 이제 진부하다. 버블형 멤브레인 키를 탑재해도 기껏해야 특이한 제품 정도로 인식된다. 최근의 컨슈머, 상업 및 산업 분야에서의 트렌드는 바로 사람과 기계가 소통하는 ‘HMI(Human-Machine Interface)’다. HMI는 터치스크린처럼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버튼·슬라이더·스크롤 휠처럼 디스플레이가 없는 터치식 입력시스템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최근 터치 입력 기능은 더 복잡해지고 영역 또한 제품의 주요 기능을 제어할 만큼 넓어지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입력 방식이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킬 것인지 방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감지 피드백’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 중인 ‘멀티 감지 피드백’은 시각, 청각, 그리고 촉각이 각각 독립적 또는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적용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모두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가장 정교한 터치 반응 메커니즘은 ‘햅틱’이다. 햅틱 피드백은 보다 쉽고 빠르게 복잡한 제품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정서적으로 친밀감도 높인다. 노키아연구센터의 2003년 연구결과를 보면, 입력 촉감이 높을수록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디바이스의 사용 경험이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됨을 알 수 있다. 터치를 통해 사용자에게 힘이나 움직임, 진동을 전달할 수 있는 햅틱 기능은 단순히 감지하는 데서 나아가 고급화된 효과를 구성할 수 있다. 진동의 종류나 실행 시각을 지정할 수도 있어 마치 버튼이나 슬라이더 같은 기계식 입력의 느낌도 준다.

터치 기술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은 휴대형 내비게이션을 위한 저항식 터치, 키오스크나 ATM을 위한 표면 탄성파(SAW), 적외선과 모바일 핸드세트, 그리고 휴대형 음악 플레이어를 위한 정전식 터치가 있다.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는 대부분 저항식 또는 정전식 기술이 사용된다. 과거에는 저항식 기술은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 등에서 주로 구현됐다. 최근 들어서는 애플 아이폰이나 LG 초콜릿폰 등 차별화된 디자인이 중요한 디바이스에 정전식 터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전식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구현의 유연성과 멀티 터치 기능 때문이다.

버튼과 슬라이더에 사용되는 정전식 터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 가능하다. 인쇄 회로 기판, 연성 인쇄 회로, 그리고 필름이나 유리의 ITO(Indium Tin Oxide) 등과 같은 소재가 이용된다. 정전식은 다양한 두께의 유리, 투명 또는 불투명한 플라스틱, 그리고 그 밖의 보호나 장식을 위한 필름으로 센서 어레이를 덮어도 터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덕분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돼 과도한 옵션이 필요한 소비재 제품에서도 모양과 기능을 차별화할 수 있다.

멀티 터치 기능은 정전식 터치 기술로 손쉽게 구현 가능하다. 아이폰은 이를 도입해 기존의 메뉴 시스템을 직관적인 메뉴로 바꾸었다. 정전식 터치 기술은 기능 아이콘의 확대나 축소, 화면이나 사진의 이동 등을 간편하고 손쉽게 바꿔 놓았다. 아이폰은 이 기술을 적용한 이후 2000만대 이상 팔린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전식 터치 기술은 저항식 기술처럼 마모되거나 손상될 필름이 없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을 타는 컨슈머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내구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정전식 터치 기술의 이 같은 장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HMI와 관련된 연구가 거듭될수록 인간의 여러 감각이 제품의 사용 편의와 효율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감지 피드백은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제품을 100% 즐길 수 있는 정보들을 뇌에 제공한다. 촉각을 이용한 감지 피드백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사용자 피드백이 되고 있다. 정전식 멀티 터치는 소비재뿐만 아니라 상업 및 산업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에릭 이타쿠라 IDT어드밴드스 유저인터페이스그룹 수석매니저 eric.itakura@id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