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기술이 미래다-사람의 감성까지 표현,디지털 휴머니즘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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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강현실 사진 출처: http://wishsong.egloos.com)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적인 소비자가전 전시회인 IFA 2009 개막 기조 연설을 통해 ‘디지털 휴머니즘 (Digital Humanism)’을 기존의 디지털 시대를 이을 삼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선포했다.

 윤부근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에 인간 본연의 가치와 감성을 불어 넣는 "디지털 휴머니즘(Digital Humanism)"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이라며 “디지털 첨단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 가치의 만남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디지털 휴머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기만 하는 시대는 갔다. 윤 사장이 말한 디지털 휴머니즘은 인간의 오감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디지털 기술’에 기초한다. 발전된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감성을 모방하고 표현하는 데 까지 진화했다. 오감이란 무엇인가? 보고 듣고 먹고 만지고 느끼는 것. 사실 과거 오감은 아날로그 시대의 산물이었다. 차가운 느낌의 기술은 인간의 오감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러나 휴먼 로봇이 나오고 기술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은 ‘인간의 감정’을 수치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오감의 물화(物化)’인 셈이다. 특히, 최근 IPTV가 나오고 스마트 미디어가 출현하면서 이런 오감의 물화는 급속도로 빠르게 일어났다.

 ◇보는 것을 뛰어넘어 ‘느껴라’=디지털 오감은 시각의 확장부터 찾아왔다.

 얼마 전 끝난 ‘대한민국 콘텐츠 페어2009’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문화기술(CT) 축제’는 단순히 보는 전시회가 아니라 오감으로 느끼고 관객이 직접 참여해 시연해볼 수 있는 행사로 구성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얼굴을 3D 아바타로 만드는 과정을 직접 시연해볼 수 있는 ‘페이스 오프(Face Off)’, 입력된 이미지를 초상화로 제작해 출력해보는 ’디지털 초상화 기술‘ 등 다양한 고개 참여 기술이 선보였다.

 최근 고객들의 욕구는 보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보는 것을 뛰어넘어 함께 느끼는 공감각적 이미지를 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3차원(3D) TV다. 3차원 TV란 말 그대로 3차원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TV를 말한다.

 과거 TV가 라운관(디스플레이)라는 평면에서 구현됐다면 이제 TV는 공간에서 화면을 재생할 수 있다. 3D-TV의 경우 현재 우리 실생활에 이미 깊숙이 침투해 있다. 아직은 편광 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지만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선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경기도 3차원 TV로 중계하는 데 성공했다. 3차원 TV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단순히 신기술이 TV에 적용됐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3D-TV는 시청이라는 행위를 능동적인 행위로 탈바꿈시켰다.

 이제 시청자는 3D-TV시대엔 더 이상 소극적 방관자가 아니다. 그들은 화면과 함께 느끼며 자신의 공간을 돌아다니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능동적인 시청자는 TV에 특정 행위를 주문하기 이르렀다. 양방향 기술은 본다는 행위를 확장시킨 대표 사례로 불린다. 양방향 기술은 T커머스에서 구동 되고 있다. IPTV, 디지털 케이블TV 등 디지털 뉴미디어는 다양한 양방향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필요할 때 콘텐츠를 불러오는 주문형 비디오(VoD)는 양방향 기술의 낮은 레벨이며 TV뱅킹, TV공부방 등은 VoD에 비해 한 단계 진보한 기술로 불린다. 이들 기술은 최근 IPTV사업자를 통해서 국내에서도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KT는 최근 군대와 협약을 맺어 면회도 TV를 통해 가능케 했다. 온라인 공간을 확장시킨 것이다.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행위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발생한다.

 능동적 시청이라면 디지털 케이블TV사업자도 뒤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국내에선 다른 사업자에 비해 더 앞선다는 표현이 맞다. 기존 EPG서비스를 통해 양방향 데이터를 선보였던 디지털 케이블 진영은 최근 공과금 납입 등을 포함한 모든 생활 서비스를 케이블TV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모든 생활을 TV로 가져온 것이다.

 ◇입고 만져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스마트 미디어는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는 것 다음은 무엇인가.

 시각 만큼 민감한 인간의 감각은 바로 촉각이다. 최근 디지털 미디어는 과거 인간의 고유 감각으로 인지됐던 촉각을 재현하는 수준까지 왔다. 당연히 우리가 주로 손에 들고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서부터 그 변화가 찾아왔다. 햅틱(Haptic: 촉각) 제품의 성공을 보면 촉각 기술 진화 방향을 엿볼 수 있다.

 햅틱은 삼성 휴대폰으로 유명하지만 터치스크린 등 촉각에 의존하는 모든 기기에 쓰이는 일반적 명사에 가깝다. 삼성 햅틱폰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햅틱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이른바 대박을 치고 있다. 보는 행위에 공감각인 촉각을 가미한 것이 시장에서 주요한 것이다. 햅틱 기술은 최근 가상현실로 발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자를 상대로 한 화요 포럼에서 ‘가상현실 시스템’을 유망 사업으로 제시했다. 몸으로 즐기는 닌텐도 게임기 위 처럼 사용자가 움직이면서 가상세계를 조작하는 기술이 교육·오락·솔루션 사업 등에서 느끼는 미디어가 보편화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근 정부는 이를 뛰어 넘어 가상현실용 통합 촉각센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성포리테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신경모방 소자 및 인지시스템 개발 과제의 촉각센서 기술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접촉물체의 역감, 질감, 온감 등을 감지할 수 있는 통합 촉각 센싱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통합 촉각센서 기술은 부피, 거칠기, 온도 등을 관장하는 촉감과 유연성, 무게 등과 관련된 영감이 통합돼 다양한 로봇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촉각센서 기술은 연간 5000억 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터치스크린과 터치패드 소자 분야 선도를 위해서도 중요한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사람이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디스플레이로 구현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단순히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각과 촉각(터치)은 물론 청각과 후각 등 오감(五感)으로 교감하게 된다.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 컴퓨터로 불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조만간 출시가 예상되는 이 컴퓨터는 평면적인 현 컴퓨팅 방식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것으로 예상된다. 또 큰 화면의 디스플레이 가격이 갈수록 저렴해지면서 이를 활용한 가상현실 세계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 안의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우고 바닷속 화면을 틀면 바닷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고선명 디스플레이는 의료 분야에서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선명 디스플레이와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와의 접합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보고 이를 입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디지털 오감이 아닌가. 웨어러블 컴퓨터는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최근 시제품까지 출시되는 등 3∼4년 내 일반인에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