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로봇산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현장에서] 로봇산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정부가 로봇산업 투자 계획을 줄이어 발표하고 다양한 규모의 로봇 업체가 앞다투어 신제품 혹은 신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바야흐로 ‘로봇’ 전성 시대가 열렸다.

 로봇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로봇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존재하던 ‘태권브이’ 시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로봇에 대한 피상적인 관심은 늘었지만 급변하는 로봇산업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로봇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 용도에 따라서 로봇 형태와 기술이 다양하게 변형된다는 점이다. 이는 각 로봇 제조사는 회사 제품의 기본 플랫폼을 유지한 채 최적의 길을 찾아가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진일보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변화는 용접·운반 등을 수행하는 로봇은 ‘산업용 로봇’이며, 인간 모습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지능형 로봇이라는 경계선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능형 로봇=사람을 닮은 로봇’이라는 고정 관념, 로봇 발전 과정과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용 로봇 생산에 주력했던 회사는 시대 흐름에 발맞추어 의료용·엔터테인먼트용 로봇 개발과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산업용 로봇 기업인 쿠카(KUKA)에서도 의료용 로봇·엔터테인먼트 로봇까지 발전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례로 국립암센터·강남성모병원 등 국내 유수의 병원에서 이미 활용 중인 비개복 암 수술 장비 ‘사이버나이프’에 활용되는 쿠카 로봇은 의사의 손을 대신해 뇌종양 방사선 치료를 진행할 만큼 정교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 지능형 로봇으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형태는 산업용 로봇의 전형적인 형태인 ‘다관절 로봇’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인식 변화는 행동 변화를 낳고 산업의 발전을 이뤄내는 원동력이다. 최근 로봇 관심이 일회성 열풍이 아닌 지속적인 로봇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로봇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수반돼야 할 시점이다.